손버는 기계가 편하다는 남편, 이혼하고 싶습니다






이제 28개월 된 애기 키우고 있는 


31살 엄마예요.


 


애기 놔두고 뛰쳐나와 모텔에서


 글쓰고 있네요.


제 스스로가 왜이리 비참하고 처량맞은지.


 


신랑에게 이혼하자고 하고 싶은데,


대화하는 것조차도 포기한지라 


이 글 보여주려구요.


 


신랑은 회사가 바빠요.


아침 8~9시 출근,  밤 9시 이후 퇴근이예요.


주말에도 하루 정돈 나가는 주가 많구요.


 


바쁜 거 압니다.


 


그래서 최대한 쉬게 해주고 싶어서,


주말에 어디 가자는 말도 잘 안하고


육아도 모두 제가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저도 지칩니다.


 


신랑이 저에게 


뭔가 해주는 걸 바라는게 아닌데,


그저 맘으로라도 여보도 힘들지, 


애기 못봐줘서 미안하다


서로서로 힘들까 배려하고 한가지라도 


더 해주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싶은 건데.


 


제가 이기적인 건지


 신랑이 이기적인건지


저만 노력하고 양보하고 지쳐가고 


있다는 생각에


차라리 남편이 없는 게 덜 힘들겠단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도 그래요. 


남편이 없음 편합니다. 몸이 안힘드니까.


 


신랑이 있으면요, 


애 육아에 신랑 시중까지 들어야합니다.


그나마 사랑이 있을 땐, 


시중이란 생각이 안들었어요.


즐겁게 챙겨줬는데, 


어느 날 보니 저는 힘들어서 지쳐가는데


쇼파에 누워 낄낄거리는 신랑이 보이더라고요.


 


지금은 제가 성질내고 화내서 그렇지 않지만


마시는 물까지 떠다줘야하는 


사람이 저희 신랑이었습니다.


어느날 애 보고 있는데 


여보 나 물 좀 줘 이러길래


갑자기 너무 성질이 나서


 여보 그런건 여보가 좀 해!!! 하고 소리 질렀더니


그뒤로는 아주 가끔만 시키네요.


 


쉬는 날 피곤한 거 이해하지만,


쇼파에 누워서 핸드폰 티비만 합니다.


그러다 애가 징징대면 


큰방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


아이패드랑 핸드폰 하다가 잡니다.


 


오죽하면 애가 아빠가 앉아있으면 


아빠 누워~ 아빠 방에 들어가서 자~


이럽니다. 어린이집 가는데,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빠보다 좋대요.


 


그래도 다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저 잔소리 안합니다.


웬만하면 신랑 하자는 대로 다 해줘요.


저도 직장생활 해봤으니까, 


얼마나 힘들지, 쉬고 싶을지 아니까요.


 


근데 저희 신랑은 저랑 애가


 자기 가족이라는 걸 잊고 사는거 같아요.


저는 그냥 집안일 해주고 


애키워주고 자기 수발해주는 동거인.


애는 그냥 귀엽기만 한 존재, 


자기가 해야하는 책임 의무는 모르는...


 


신혼기간 포함 애 키우고 있는 4년 동안


저 놀러 간 거 손에 꼽아요.


 


태국 여행 한번. 


해외여행은 본인도 좋아하니까.


친구들 살고 있는 지역에


 자기 친구들이랑 같이 여행 한번.


애 태어나고선 갓난쟁이 때 


근교 피나클랜드 한번. 에버랜드 한번.


그리고 얼마전에 


또 애 데리고 친구들 있는 지역으로 여행.


 


친구 있는 지역으로 가는 건, 


자기가 술마시고 싶어서 가는 거예요.


 


어디 놀러갈까? 


그러면 속시원히 대답도 안해요.


그럼 전 또 눈치보다가 어영부영 


에이 가지말자 이렇게 되죠.


애가 크니까 여기저기 보여주고 싶어서


얼마전부터 딸기 농장 가고 싶다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그것도 씹혔어요. 결국.


 


제가 운전을 못해서 데리고 가봤자


 맨날 마트, 키즈카페.


 


집안일이 힘들고 육아가 힘든게 아니예요.


섭섭하고 서운한 거예요.


 


애기 목욕 똥기저귀


 한번도 안갈아본 남편.


네살될때까지 


혼자 밥도 한번 안먹여본 남편.


마누라 고생한다고 애 데리고


 놀이터도 한번 안가주는 남편.


엄마 밥한다고 부엌에 와서 울고불고


 해도 애 안봐주는 남편.


우리 마누라 집에서 갑갑하다고


 바람쐬러 여행이라도 가자고


말이라도 한마디 안해주는 남편.


 


일주일에 한번 개인적으로 


회사사람들이랑 술은 꼭 한잔해요.


술마시는거 좋아하거든요. 


자기 스트레스 푸는 거라 생각해서


저 그것도 터치안하고 냅둬요.


 


맨날 술먹고 오면 미안하대요.


맨정신에 좀 내가 하는 얘기나 


잘 들어줌 좋겠어요.


 


나는 몇번이나 외롭고 힘들고 그래서, 


울면서 호소해도


결국 제자리걸음이었어요. 묵묵부답.


 


저도 결국은 남편을 돈벌어오는 


기계처럼 생각하다가


오늘 못참고 터졌네요.


 


저희 애가 얌전하긴 한데 


엄청 징징대는 성격이예요.


잠투정은 진짜 갓난쟁이때부터도 


상상을 초월해서


한시간, 두시간씩 울지 않으면 안잤어요. 


잠도 없어요.


 


지금은 그정도까진 아니지만 


안울면 안자요.


잘때 말도 안되는 억지 같은 걸 써요.


안으래놓고 닿지마라고 화내고, 


이불 덮으래놓고 덮으라고 화내고.


뭐 자기 싫어서 짜증내는 그런거요.


 


근데 그거도 하루 이틀이지, 


진짜 저도 노이로제 수준이거든요.


 


신랑한테도 말했어요. 


나 얘 노이로제 걸리겠다고.


하루종일 징징대는 소리에 


나 미쳐버릴꺼같다고.


 


그러니 애가 징징대면 저도 달래다가 


버럭 화를 내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애가 징징대면 거의 바로 화내게 되요.


 


솔직히 남편한테 있는 불만을


 애한테 푸는 거도 같아요.


 


오늘 신랑은 세시쯤 집에 오고,


저는 오전부터 애랑 둘이


 에버랜드 다녀왔어요.


날따뜻해져도 나들이 가려고도


 생각도 안하는 사람이라,


같이 가자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옆집 언니 차타고 같이 다녀왔어요.


 


밤에 들어와서 전 녹초 되고 애는


 신나서 안자려고 하길래


그래 놀아라 싶어서 전 집치우고


 한 9시까지 놀고 재우러 들어왔어요.


 


근데 지도 피곤했는지 더 잠투정을 하더라구요.


 


안잔다고, 놀고싶다고 우는 거 승질이 나서


나가서 놀으라고 밤새도록 실컷 놀아보라고


그만 좀 징징대라고 소리를 지르니


신랑이 들어와선 저를 한심하단 듯 대하네요.


 


애가 12시에 깨서 또 울길래 


미치는 줄 알았어요.


신랑은 저보고 또 화낸다고 힐난의 목소리.


 


너무 화가 나서, 


애한테 니네 아빠한테 달래달라 그러라고


놔두고 뛰쳐나와버렸어요.


 


오늘 낮 3시에 퇴근했는데 


애가 아침에 놀고 나간 그대로 엉망진창,,,


저는 그래도 자기 저녁 샐러드거리


 준비해놓고 나가느라


아침에 외출준비하면서도 부랴부랴 손질해서


반찬통에 탁 담아놓고 나갔는데...


 


제가 배려하면, 


자기도 아 저랑 애기가 에버랜드 다녀오면


밤 늦을꺼고 힘들테니 


어질러놓은 장난감이라도 좀 치워놓자


이럴 수는 없는 건가요?


 


제가 바라는 건 


그냥 이런 주고받는 작은 배려예요.


 


전업주부면 이렇게 사는게 맞는 거예요?


 백프로 희생하는게?


 


제가 욕심이 많아서 


바쁜 신랑을 괴롭히는 건가요?


바빠도 성의 문제,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제가 못되쳐먹은건가요.


 


진짜 모르겠어요.


 


집에 들어가서 신랑한테 물어보려구요.


애는 니가 키울래 양육비 주고 내가 키울까.


 


근데 이제 애도 제가 안키우고 싶어요.


 


그냥 먼지처럼 세상에서 소멸하고 싶어요.


 


어떻게 사는게 맞는 건지 좀 알려주세요.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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